모든 사람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 내려놓기

혹시 이런 밤을 보낸 적 있나요?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누군가에게 보낸 메시지를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는 밤 말입니다. 내가 너무 차갑게 말했나, 혹시 상대방 기분이 상하진 않았을까, 이모티콘이라도 하나 더 보낼 걸 그랬나. 머릿속에서 수십 개의 다른 답장들을 시뮬레이션해 봅니다.

친구와의 약속, 사실은 좀 피곤해서 쉬고 싶습니다. 하지만 막상 거절하려니 입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실망할 친구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려서, ‘나 하나만 참으면 모두가 즐거우니까’ 하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또다시 미소를 지으며 괜찮다고, 좋다고 말해버립니다.

하루가 끝나고 침대에 누우면 몸이 천근만근입니다. 오늘 만난 사람들의 얼굴,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영화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나는 오늘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었을까. 혹시 나 때문에 불편한 사람은 없었을까. 정작 가장 중요한 내 마음은 아무도 돌봐주지 않은 채, 텅 비어버린 것만 같습니다.

이 글은 바로 그런 당신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 애쓰다가, 정작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당신의 마음을 가만히 안아주기 위한 글입니다.

내 마음인데, 내 마음대로 되질 않아요

마음이라는 게 참 이상합니다. 분명 내 안에 있는 내 것인데, 다른 사람의 표정 하나, 말투 하나에 이렇게 쉽게 흔들리니까요.

상대방의 미간이 아주 살짝 찌푸려지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을 느껴본 적 있나요?

혹시 내가 무슨 실수를 했나, 내 말이 거슬렸나, 순식간에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온 신경이 그 사람에게로 향합니다.

분위기가 조금이라도 서먹해지는 것 같으면, 어떻게든 그걸 풀어보려고 애써 더 밝게 웃고, 더 많은 말을 합니다. 속으로는 진땀이 흐르는데,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를 하는 내 모습이 어색하기만 합니다.

내 감정의 주도권이 온전히 나에게 있지 않고, 다른 사람의 손에 쥐어져 있는 것만 같은 무력감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 사람이 웃으면 나도 안심이 되고, 그 사람이 침묵하면 나도 불안해집니다. 마치 내 기분을 조종하는 리모컨을 다른 사람이 들고 있는 것처럼요.

이런 날들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진짜 내 마음이 무엇인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내가 정말로 좋아서 웃는 걸까요, 아니면 어색한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웃는 걸까요?

내가 정말로 원해서 하는 행동일까요, 아니면 다른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하는 행동일까요?

마음의 주인이 내가 아닌 것 같은 기분. 그 공허함과 혼란스러움은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깊은 감정입니다.

어쩌면 내 감정의 색깔이 무엇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을 만큼, 너무 오랫동안 다른 사람들의 색깔에 나를 맞춰왔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상대의 기분을 살피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니까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를 완전히 지워버리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느라, 정작 내 마음이 멍들고 있다는 신호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요.

“괜찮아”라는 말이 입버릇처럼 되어버렸지만, 사실 내 마음은 조금도 괜찮지 않다고 소리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나를 위한 선택을 하는 것이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 자신을 돌보는 일이 어떻게 이기적인 일이 될 수 있을까요.

내 마음의 소리를 무시하는 것은, 나 자신을 방치하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 밤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살피기 전에, 당신의 마음에게 먼저 물어봐 주세요.

“오늘 하루 어땠어? 정말 괜찮았던 거 맞아?” 라고요.

그 작은 질문 하나가, 잃어버렸던 마음의 주도권을 되찾아오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마음은 당신의 것입니다. 그 누구도 아닌, 당신이 가장 먼저 돌봐줘야 할 소중한 정원입니다. 그 사실을 잊지 않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조금 더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착한 사람이라는 감옥

어릴 적부터 우리는 칭찬을 먹고 자랐습니다. 그중에서도 “착하다”는 말은 최고의 칭찬이었죠.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고, 어른들 말씀을 잘 듣고, 내 것보다 친구에게 먼저 양보하는 아이. 그런 아이가 되어야 사랑받을 수 있다고, 그래야 올바른 아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착한 사람’이라는 틀 안에 자신을 맞춰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틀은 처음에는 나를 지켜주는 안전한 갑옷처럼 느껴졌을지 모릅니다. 사람들은 나를 좋아해 주고, 어디를 가나 좋은 사람이라는 평을 듣습니다. 갈등도 없고, 모두가 나에게 미소 짓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갑옷은 점점 몸을 조여오는 감옥이 되어갑니다.

내 솔직한 감정, 내 진짜 욕구를 표현하는 순간, 이 ‘착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깨져버릴까 봐 두려워집니다. 혹시라도 내가 이기적인 사람으로 보일까 봐, 미움받게 될까 봐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되는 것이죠.

싫다는 말을 못 해서 하기 싫은 일을 떠맡습니다.

속으로는 부당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겉으로는 웃으며 동의합니다.

내 시간과 에너지를 전부 다른 사람을 위해 쓰고, 정작 나를 위해 쓸 힘은 조금도 남아있지 않게 됩니다.

착한 사람이라는 감옥 안에서, 나는 점점 투명인간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웃고 있는 내 얼굴 뒤에 숨겨진 지친 마음을 보지 못합니다. 언제나 양보하고 맞춰주는 나를 당연하게 생각하기 시작할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나쁜 사람들이어서가 아닙니다. 내가 한 번도 내 마음의 경계선을 보여준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여기까지가 괜찮고, 이 이상은 힘들다고 말해준 적이 없으니까요.

‘착한 사람’은 칭찬이지만, 때로는 가장 무서운 저주가 되기도 합니다. 그것은 나의 모든 개성과 욕구를 지우고, 오직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으로만 살아가도록 강요하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의미의 ‘좋은 관계’는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때로는 솔직한 감정을 이야기하며 조율해나갈 때 건강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당신이 거절한다고 해서, 당신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모두 당신을 떠나가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당신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줄 때, 더 깊고 진실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들이 곁에 남을 것입니다.

이제 그만하면 되었습니다. 그 답답한 감옥에서 걸어 나올 시간입니다.

‘착한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당신은 그저 당신 자신으로 존재할 때 가장 빛나고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 사실을 당신 스스로가 가장 먼저 믿어주어야 합니다.

거절은 왜 그렇게 어려울까요?

“아니”, “싫어”, “못해”. 세상에 이렇게 짧고 간단한 단어들이 또 있을까요?

하지만 우리 입에서 이 단어들이 나오는 것은 왜 그리도 어려운지 모르겠습니다.

거절의 말을 뱉기 직전, 우리의 머릿속에서는 수만 가지 걱정들이 폭풍처럼 휘몰아칩니다.

상대방이 실망하면 어떡하지?

나를 무능력하다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분위기를 망치는 사람, 이기적인 사람으로 낙인찍히면 어떡하지?

이 관계가 어색해지거나, 심지어 끊어지면 어떡하지?

이 모든 두려움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내가 거절했을 때, 상대방이 더 이상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우리는 거절이라는 행동 자체보다, 그 후에 따라올지 모르는 ‘관계의 단절’과 ‘미움받는 상황’을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마치 거절 한마디가 그 사람과의 관계를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는 강력한 폭탄처럼 느껴지는 것이죠.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건강한 관계는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만약 나의 거절을 나의 존재에 대한 거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면, 그 관계는 처음부터 위태로웠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히려 나의 상황을 존중해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내 곁에 두어야 할 소중한 인연입니다.

거절을 못 하는 마음의 뿌리에는, 나의 가치를 다른 사람의 인정에서 찾으려는 습관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나의 쓸모를 증명하고, 그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통해 내 존재의 가치를 확인받는 것이죠.

하지만 당신의 가치는 누군가의 부탁을 들어주어야만 증명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사람입니다.

거절은 상대방에 대한 공격이 아닙니다. 이것은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어막입니다. 나의 시간, 나의 에너지, 나의 감정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권리입니다.

다른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느라 정작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고, 나를 돌볼 시간을 갖지 못한다면, 결국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거절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사소한 상황에서 연습하는 겁니다.

관심 없는 제안에 “아니요, 괜찮습니다”라고 말해보기.

도와주기 힘든 상황에 “미안하지만 지금은 좀 어려울 것 같아”라고 솔직하게 말해보기.

처음에는 심장이 떨리고 목소리가 기어들어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 번, 두 번 용기를 내다보면, 거절이 생각만큼 끔찍한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거절은 관계의 끝이 아니라, 오히려 건강한 관계를 위한 시작입니다. 나를 지키면서 타인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중요한 과정이니까요.

모두의 색깔에 나를 맞추려는 노력

세상에는 참 다양한 색깔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빨간색처럼 열정적인 사람, 파란색처럼 차분한 사람, 노란색처럼 밝은 사람.

우리는 그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나 자신을 투명한 카멜레온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빨간 사람을 만나면 나도 덩달아 뜨거워져야 할 것 같고, 파란 사람 옆에서는 나도 고요하게 가라앉아야 할 것 같습니다. 노란 사람 앞에서는 억지로라도 입꼬리를 끌어올려 웃어야 할 것만 같습니다.

상대방의 색깔에 맞춰 나의 색을 바꾸는 일은, 처음에는 사회생활을 잘하는 유연함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 순간 다른 색으로 변신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문제는, 그렇게 계속 다른 색을 흉내 내다보면, 정작 나의 원래 색이 무엇이었는지 잊어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나는 원래 어떤 색을 가진 사람이었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 사람이었지?

혼자 있는 시간에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르면, 가슴 한쪽이 텅 빈 것처럼 허전해집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색깔이 뒤섞여, 정작 내 고유의 색은 회색빛으로 흐려져 버린 것만 같습니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나는 그 누구도 아닌 ‘아무개’가 되어버린 기분입니다.

나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면 사람들이 실망할까 봐,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두렵습니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다채로운 모습들이 모두 거짓이었다고 비난받을까 봐 무섭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안전한 카멜레온의 역할을 계속합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색을 담으려 할수록, 당신의 도화지는 점점 더 어두워질 뿐입니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것은 신의 영역이지, 사람의 영역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취향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서,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내가 빨간색일 때, 파란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나를 부담스러워할 수 있습니다. 내가 노란색일 때, 초록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나를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그저 서로의 색깔이 다를 뿐입니다.

이제는 다른 사람의 색에 나를 맞추려는 노력을 멈추고, 당신의 진짜 색을 되찾을 시간입니다.

당신이 가진 고유의 색을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세상에 똑같은 색은 하나도 없기에, 당신의 색은 그 자체로 특별하고 아름답습니다.

당신의 진짜 색을 드러냈을 때, 당신을 떠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그 빈자리에는 당신의 색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아껴주는 새로운 사람들이 찾아올 테니까요.

알록달록한 카멜레온보다, 자신만의 분명한 색을 가진 사람이 훨씬 더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당신의 색으로 세상을 당당하게 물들여보세요.

에너지 방전, 마음의 번아웃

우리의 마음도 핸드폰 배터리와 같습니다. 매일 아침 100% 충전된 상태로 시작하지만, 쓸수록 닳아 없어지는 유한한 자원이죠.

그런데 다른 사람의 기분을 맞추고, 그들의 요구에 응해주느라 내 에너지를 모두 써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하루 일과가 끝나기도 전에 배터리는 빨간 불이 들어오고, 결국 완전히 방전되어 버립니다.

마음의 에너지가 방전된 상태, 이것이 바로 ‘번아웃’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것 자체가 거대한 바위를 들어 올리는 것처럼 힘겹게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즐거웠던 일들이 이제는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합니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좋았는데, 이제는 약속을 잡는 것조차 버겁고 피곤하게만 느껴집니다. 작은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나고,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은 감정의 기복을 겪기도 합니다.

몸은 멀쩡한데, 마음이 독감에 걸린 것처럼 무기력하고 축 처집니다.

이것은 당신이 나약하거나 게을러서가 아닙니다. 그동안 너무 많은 에너지를 다른 사람을 위해 썼다는 명백한 신호입니다. 나를 위해 써야 할 최소한의 에너지마저 모두 소진해버렸다는 위험 신호인 셈이죠.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지만, 그 친절의 방향이 나 자신에게로 향하는 것에는 인색합니다.

다른 사람의 힘든 이야기는 밤새 들어주면서, 정작 내 마음이 힘들다고 소리치는 것은 애써 외면합니다.

다른 사람의 부탁은 거절하지 못하면서, 쉬고 싶다는 내 몸의 간절한 부탁은 무시해버립니다.

이런 불균형이 계속되면, 마음의 배터리는 점점 더 빨리 닳게 되고, 결국 충전 기능마저 고장 나 버릴 수 있습니다.

이제는 의식적으로 나를 위한 충전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핸드폰을 충전기에 꽂아두듯, 당신의 마음에도 충전기를 연결해주세요.

그것이 조용한 카페에서 혼자 마시는 커피 한 잔일 수도 있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걷는 산책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좋아하는 드라마나 영화에 푹 빠져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시간 동안만큼은 다른 사람의 기분이나 요구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오롯이 나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이 시간이 너무 이기적이거나 사치스럽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비행기에서 위급 상황 시, 다른 사람을 돕기 전에 내 산소마스크부터 쓰라고 하는 이유를 생각해보세요.

내가 먼저 살아 있어야 다른 사람도 도울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의 에너지가 채워져 있어야, 다른 사람에게도 건강한 에너지를 나눠줄 수 있습니다.

당신의 마음 배터리가 깜빡이고 있다면, 더 이상 방치하지 마세요.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한 당신 자신을 위해,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충전의 시간을 선물해주세요.

나를 위한 첫걸음, 아주 작은 ‘싫어’의 연습

모든 사람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거대한 부담감을 한 번에 내려놓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마치 평생을 지고 있던 무거운 갑옷을 갑자기 벗어 던지려는 것과 같아서, 오히려 더 큰 불안감과 허전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주 작고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연습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이름하여 ‘아주 작은 싫어의 연습’입니다.

이 연습의 핵심은, 결과가 내 인생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만큼 안전하고 사소한 상황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여러 메뉴를 고민할 때, 다른 사람의 의견에 무조건 따르기보다 “나는 이게 더 먹고 싶어”라고 말해보는 겁니다.

친구가 영화를 보자고 할 때, 내가 보고 싶지 않은 장르라면 “그 영화는 내 취향이 아닌데, 혹시 다른 건 어때?”라고 조심스럽게 제안해보는 겁니다.

회사 동료가 커피를 사다 준다고 할 때, 마시고 싶지 않다면 “고마워요, 그런데 저는 괜찮아요”라고 말해보는 겁니다.

어떤가요? 상상만 해도 심장이 조금 두근거리나요? 괜찮습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어색하고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은 연습들이 중요한 이유는, ‘나의 의견을 말해도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경험을 내 몸과 마음에 각인시켜주기 때문입니다.

나의 작은 ‘싫어’ 한마디에 상대방이 나를 미워하거나 관계가 끊어지는 끔찍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죠. 오히려 상대방은 “아, 너는 그걸 싫어하는구나”라고 나의 취향을 알게 되고, 다음부터는 나를 더 배려해줄 수도 있습니다.

이 작은 성공의 경험들이 하나둘씩 쌓이면, 우리는 조금 더 중요한 상황에서도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됩니다.

‘싫어’라는 말은 부정적인 단어가 아닙니다. ‘아니’라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은 나의 취향, 나의 생각, 나의 경계를 표현하는 가장 정직하고 솔직한 언어일 뿐입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지 않는지 알아야,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더 선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당신의 일상 속에서 ‘아주 작은 싫어’를 연습할 수 있는 순간을 찾아보세요. 하루에 단 한 번이라도 좋습니다.

그 작은 용기가 당신을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다른 사람의 기대가 아닌 당신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위대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내 마음의 소리를 듣는 시간

우리는 하루 종일 너무나 많은 소리 속에서 살아갑니다. 세상의 소리,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 핸드폰에서 끊임없이 울리는 알림 소리.

그 소리들에 파묻혀, 우리는 정작 가장 중요하게 들어야 할 소리를 놓치고 있습니다. 바로 내 마음의 소리입니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살피는 데 익숙해진 우리는, 내 마음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는 법을 잊어버렸습니다.

마음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신호를 보냅니다. 불편함, 불안함, 피곤함, 혹은 작은 설렘이나 기쁨 같은 것들로요. 하지만 우리는 그 미세한 신호들을 무시하거나, “이 정도는 참아야지”라며 억누르는 데 익숙합니다.

마치 배터리가 거의 다 닳았다고 경고등이 깜빡이는데도, 무시하고 계속 핸드폰을 사용하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 방전되어 꺼져버리고 나서야 후회하게 되죠.

이제 의식적으로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하루에 단 5분이라도 좋습니다. 조용한 곳에서 눈을 감고, 당신의 마음에게 말을 걸어보세요.

“마음아, 지금 기분이 어때?”

“혹시 불편한 건 없어?”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게 뭐야?”

처음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외면당해서, 마음이 삐져서 입을 닫아버렸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꾸준히, 그리고 다정하게 계속 물어봐 주세요. 어린아이를 대하듯,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세요.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아주 작은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할 겁니다.

“나 오늘 너무 지쳤어, 좀 쉬고 싶어.”

“아까 그 사람의 말이 조금 서운했어.”

“달콤한 케이크가 먹고 싶어.”

그 목소리가 무엇이든, 판단하거나 비난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들어주고 인정해주세요. “아, 그랬구나. 지쳤구나. 서운했구나.”

내 마음을 가장 잘 알아주는 첫 번째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 되어주는 겁니다.

내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나와 내가 가장 친한 친구가 되는 과정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이해해주지 못해도, 나만큼은 내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존재가 되는 것이죠.

이 연습이 익숙해지면, 우리는 더 이상 다른 사람의 인정이나 칭찬에 목매지 않게 됩니다. 내 안에 이미 나를 지지해주는 든든한 내 편이 생겼으니까요.

오늘 밤 잠들기 전, 딱 5분만 당신의 마음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아름다운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세요.

나의 경계선, 투명한 울타리 세우기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꾸만 상처받고 지치는 이유는, 아마도 내 마음에 울타리가 없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누구나 들어와서 마음대로 휘젓고 다닐 수 있도록, 아무런 경계선 없이 활짝 열어둔 탓일 수 있습니다.

경계선을 세운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차가운 벽을 쌓고 다른 사람과 거리를 두는 것이라고 오해합니다.

하지만 건강한 경계선은 벽이 아니라, 투명한 울타리와 같습니다.

이 울타리는 다른 사람을 밀어내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이곳은 나의 소중한 공간이고, 나는 이곳의 주인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표시입니다.

울타리가 있으면, 나는 그 안에서 안전함을 느끼며 편안하게 쉴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도 어디까지가 나의 영역인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서로를 존중하며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됩니다.

투명한 울타리이기에, 우리는 여전히 서로를 바라보고, 대화하고, 교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함부로 울타리를 넘어와 내 정원을 짓밟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이죠.

이 울타리를 세우는 방법은 바로 ‘표현’입니다. 나의 생각, 나의 감정, 내가 괜찮은 것과 괜찮지 않은 것을 솔직하고 명확하게 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무례한 농담을 했을 때, 그냥 웃어넘기는 대신 “그런 말은 조금 불편하게 들리네요”라고 말하는 것이 울타리를 세우는 행동입니다.

늦은 밤에 계속해서 업무 연락이 올 때, “퇴근 후에는 가급적 연락을 자제해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정중하게 요청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두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화를 내거나,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볼까 봐 걱정이 될 겁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나의 정원에 함부로 들어와 꽃을 밟는 사람에게 “나가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입니다.

나의 경계선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과의 관계는, 어차피 오래갈 수 없는 건강하지 않은 관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히려 당신이 울타리를 세웠을 때, 그것을 존중해주는 사람이야말로 당신 곁에 오래도록 머물러야 할 소중한 사람입니다.

나의 경계선을 세우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 아닙니다. 나 자신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가장 성숙한 자기 사랑의 방식입니다.

당신의 마음에 아름답고 튼튼한, 그러나 투명한 울타리를 세워주세요. 그 안에서 당신은 비로소 진정한 안정감과 자유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미움받을 용기, 조금은 이기적이어도 괜찮아요

우리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미움받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혼자가 되고 싶지 않은 마음, 외톨이가 되고 싶지 않은 마음. 이것은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본능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움받지 않기 위해, 나의 욕구를 억누르고 다른 사람의 기대에 맞춰 살아갑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세상에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반드시 존재합니다.

그것은 내가 부족하거나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저 그 사람과 나의 결이 맞지 않을 뿐입니다. 마치 나는 딸기를 좋아하지만, 세상에는 딸기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은 딸기의 잘못이 아니죠.

‘미움받을 용기’라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미움받기 위해 노력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내가 원하지 않는 삶을 살지는 말라는 의미입니다.

나의 가치관과 신념에 따라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갈 때, 누군가는 나를 응원하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나를 비난할 수도 있습니다. 그때, 그 비난의 목소리 때문에 내가 가던 길을 멈추거나, 다른 길로 돌아서지 않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이기적’이라는 말을 부정적인 단어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기적’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것은 분명 잘못된 행동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나 자신을 희생하는 것을 멈추고, 나를 먼저 돌보는 것은 건강한 ‘자기중심성’입니다.

나라는 사람이 이 세상의 중심에 바로 서 있어야, 다른 사람과도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내가 행복해야, 다른 사람에게도 진심으로 행복을 빌어줄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조금은 이기적이어도 괜찮습니다. 아니, 우리는 조금 더 이기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약속에 나갈 필요도 없고, 모든 부탁을 들어줄 필요도 없습니다. 때로는 거절하고, 때로는 나만의 시간을 갖고, 때로는 내가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내가 가장 보고 싶은 영화를 보세요.

다른 사람의 행복을 책임지기 전에, 당신 자신의 행복부터 책임지세요. 당신이 당신의 삶의 주인이 될 때, 당신은 더 이상 다른 사람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당신의 진짜 모습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은,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당신 곁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나는 당신의 기대를 책임질 의무가 없습니다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의 감정을 내 책임이라고 착각합니다.

내가 거절해서 상대방이 실망했다면, 그것은 온전히 내 탓인 것만 같습니다. 내가 다른 의견을 내서 분위기가 어색해졌다면, 그것 또한 내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방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분위기를 망치지 않기 위해 무리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아주 중요한 사실 하나를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감정의 주인은 각자 자신’이라는 사실입니다.

내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상대방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는 궁극적으로 그 사람의 몫입니다.

물론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예의를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나의 정당한 거절이나 솔직한 의견 표현에 대해 상대방이 느끼는 실망감이나 서운함까지 내가 책임질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기대와 나의 현실이 달라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감정일 뿐, 어느 한쪽의 잘못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나와 함께 여행을 가고 싶어 했지만, 나는 사정이 있어 거절했다고 상상해 보세요. 친구는 당연히 서운하고 실망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친구의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하지만 그 감정 때문에 내가 죄책감을 느끼고, 무리해서 여행을 가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나는 나의 상황을 정중하게 설명하고,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 이후의 감정은 친구가 스스로 다루어야 할 영역입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감정까지 모두 책임지려고 하는 순간, 우리는 그 감정의 노예가 되어버립니다. 그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나의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되고, 결국 내 삶은 사라져 버립니다.

당신은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당신은 당신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태어난 고유한 존재입니다.

당신에게는 다른 사람의 기대를 거절할 권리가 있습니다.

당신에게는 당신만의 생각과 가치관을 가질 권리가 있습니다.

당신에게는 다른 사람을 실망시킬 권리도 있습니다.

이것은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한 명의 독립적인 인간으로서 가지는 당연한 권리입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과 나의 책임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나는 친절할 수 있지만, 그의 기분까지 책임질 수는 없어.’

‘나는 내 의견을 말할 수 있고, 그것을 듣고 그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그의 자유야.’

이 생각의 분리만으로도,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던 무거운 짐을 훨씬 많이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삶의 주인이자, 당신 감정의 유일한 책임자입니다. 그 사실을 항상 기억하세요.

이 길의 끝에 완벽한 정답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거절하고 나서 밀려오는 미안함에 밤잠을 설치고, 솔직하게 말한 것을 후회하는 날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괜찮습니다. 그 모든 과정이 당신 자신을 찾아가는 자연스러운 여정의 일부입니다.

우리는 거대한 파도를 막으려고 애쓰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파도 위에서 나만의 서핑 보드를 타고 중심을 잡는 법을 배우는 사람과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이라는 파도는 언제나 밀려올 것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 파도에 휩쓸려가지 않고, 나의 보드 위에서 균형을 잡으며 내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넘어져도 괜찮습니다. 다시 보드 위로 올라오면 되니까요. 오늘 아주 작은 파도를 하나 넘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당신은 이미, 당신의 삶이라는 드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가장 용감한 선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