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 콤플렉스 벗어나기 나를 먼저 챙기는 연습

혹시 당신도 그런가요?

친한 친구의 간절한 부탁에 마음속으로는 ‘아, 이건 정말 안 되는데…’ 수십 번, 수백 번을 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입은, 마음과는 다른 소리를 내고 있지는 않나요. 어느새 당신도 모르게 “응, 괜찮아. 걱정 마”라고 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하나요.

직장 동료가 은근슬쩍 떠넘긴 일 때문에 모니터 앞이 캄캄해지고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하지만 차마 “그건 못 하겠는데요”라는 말을 꺼내지 못해, 결국 그 모든 짐을 꾸역꾸역 끌어안고 있지는 않나요. 모두가 퇴근한 텅 빈 사무실에서 홀로 야근을 하며 자책하고 있지는 않나요.

모두가 웃고 떠드는 즐거운 자리. 어쩐지 나만 어색하게 겉도는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입니다. 어떻게든 그 분위기에 녹아들고 싶어서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고 과장된 웃음을 지어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집에 돌아오는 길,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깊은 허탈감에 휩싸인 적은 없나요.

내 소중한 시간, 섬세한 감정, 한정된 에너지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아낌없이 다 내어주고 나면, 정작 나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텅 빈 느낌. 분명 내 인생인데, 어째서 주인공은 내가 아닌 것 같은 기분.

이 넓은 세상에 나를 온전히 이해해 주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는 것만 같습니다. 이렇게까지 필사적으로 애쓰는데 왜 나는 조금도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서러운 마음에, 울컥 눈물이 차오르는 밤을 보내고 있지는 않나요.

만약 그렇다면, 이 글은 바로 그런 당신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괜찮아요. 당신이 이상하거나 나약한 게 아니에요. 당신의 그 지치고 여린 마음, 너무나 잘 알고 있어요. 이제 그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을 함께 내려놓는 연습을 시작해 봐요.

거절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당신에게

누군가 당신에게 무언가를 부탁하는 바로 그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바닥으로 내려앉는 기분을 느끼죠.

찰나의 시간 동안, 당신의 머릿속은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슈퍼컴퓨터보다 더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상대방의 표정, 미세한 목소리의 떨림, 그를 둘러싼 주변의 공기까지, 모든 데이터를 순식간에 분석하고 계산하기 시작해요.

‘내가 이걸 거절하면 저 사람이 나에게 실망하겠지?’

‘이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이 좋은 분위기가 순식간에 어색해지면 어떡하지?’

‘혹시 나를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나중에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저 사람이 나를 외면하면 어떡하지?’

수만 가지 걱정과 불안이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와, 당신의 이성과 감정을 온통 뒤흔들고 결국 당신의 입을 무겁게 막아버립니다.

결국 그 모든 고뇌 끝에 당신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언제나처럼 정해져 있어요. 바로 그 한 마디.

“알았어, 내가 해줄게.”

그 말을 내뱉는 순간, 상대방은 안도하며 환하게 웃습니다. 하지만 그 미소를 보는 당신의 마음은 오히려 천근만근 무거워지며 깊은 곳으로 가라앉습니다.

이것은 마치 내 마음이라는 소중한 집의 문을 자물쇠도 없이 활짝 열어두는 것과 같아요. 누구든 들어와서 당신의 귀한 시간과 에너지를 마음대로 가져가도록, 소중한 감정을 어지럽히도록 내버려 두는 것과 같습니다.

거절.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이 아주 당연하고 기본적인 행위가, 왜 유독 당신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지는 걸까요?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은 당신이 못나거나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그 반대일지도 몰라요. 당신은 그 누구보다 사람 사이의 관계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누구보다 섬세하게 살피고, 그들의 상처에 깊이 공감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에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 되느니, 차라리 내가 조금 상처받고 손해 보는 쪽을 택하는 편이 마음 편하다고,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며 살아왔기 때문이죠.

다른 사람의 기쁨이 곧 나의 기쁨이 되어야 한다고,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좋은 사람’의 증거라고, 그렇게 배워왔고 또 믿어왔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세요. 그렇게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필사적으로 애쓰는 동안, 당신은 자기 자신에게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나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게 아껴주고 보듬어줘야 할 단 한 사람, 바로 자기 자신에게, 당신은 너무나 모질고 가혹한 주인이 아니었나요?

원치 않는 부탁을 들어주며, 당신의 소중한 시간을 아무렇지 않게 내어주었습니다.

불편하고 부당한 감정을 억누르고 또 억누르며, 상처받은 당신의 마음을 단 한 번도 제대로 돌보지 않았습니다.

방전된 몸을 억지로 이끌고 피곤한 약속 장소에 나가며, 마지막 남은 한 톨의 에너지까지 남김없이 낭비했어요.

다른 사람의 인정과 칭찬을 받기 위해, ‘착한 사람’이라는 위태로운 평판을 잃지 않기 위해, 당신은 자기 자신을 보이지 않는 제단 위에서 끊임없이 희생시켜 온 거예요.

이제는 그만해도 괜찮아요. 이제는 멈춰도 돼요.

당신은 세상 모두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어요.

당신은 이제, 그 누구도 아닌 당신 자신에게 가장 좋은 사람이 되어주면 되는 거예요.

미움받을 용기, 그게 다 뭔가요

언젠가부터 ‘미움받을 용기’라는 말이 하나의 유행처럼 번졌었죠. 서점가에는 관련 서적들이 넘쳐났고, 사람들은 마치 그 용기 하나만 있으면 모든 인간관계의 문제가 마법처럼 해결될 것처럼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에게는 그 말이 너무나 공허하고 멀게만 들립니다. 현실성 없는 뜬구름 잡는 소리 같고,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죠.

용기라니요. 하루하루 다른 사람의 표정과 기분을 살피며, 겨우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온몸의 에너지가 소진되는데요.

미움받는다는 것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쪼그라들고 숨이 막히는 끔찍한 일이에요.

등 뒤에서 들려오는 나에 대한 수군거림, 어제와는 다른 온도의 차가운 눈빛, 서서히 멀어지는 관계의 뒷모습. 그 모든 것을 맨정신으로 감당할 자신이, 당신에게는 없어요.

당신이 바라는 건 대단한 게 아니에요. 그저 조용히, 아무런 문제 없이, 사람들 사이에서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을 뿐이에요.

이 마음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에요. 우리 인간은 모두 사회적인 동물이니까요.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그 안에서 깊은 소속감과 정서적 안정을 느끼고 싶어 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건강한 본능입니다.

세상에 일부러 미움받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그러니 당신에게 미움받을 용기가 없다고 해서, 스스로를 나약하다고 자책하지 마세요.

당신은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다정하고, 조금 더 마음이 여리고, 관계의 평화를 소중하게 생각할 뿐이에요.

하지만 우리가 정말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어쩌면 다른 사람의 미움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정말로 두렵고 비극적인 것은, 다른 사람에게 미움받지 않기 위해, 결국 나 자신을 미워하게 되는 상황 아닐까요?

나의 솔직한 감정을 ‘이기적인 것’이라며 무시하고,

내면에서 울리는 진심 어린 목소리를 ‘철없는 것’이라며 억누르고,

나의 소중한 가치와 신념을 ‘모난 것’이라며 부정하면서,

스스로를 배신하는 바로 그 순간, 우리의 영혼은 눈에 보이지 않게 조금씩 멍들고 시들기 시작해요.

다른 사람의 시선이라는 보이지 않는 감옥에 스스로를 가두고, ‘착한 사람’이라는 무거운 가면 뒤에 숨어 진짜 나를 잃어버리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무서운 일이에요. 이제 그 답답한 감옥에서 천천히 걸어 나올 시간이에요.

거창한 용기가 없어도 괜찮아요. 처음에는 문밖으로 나서는 발걸음이 두렵고 온몸이 떨릴 거예요.

하지만 한 걸음, 아주 작은 한 걸음만 떼어보면 분명히 알게 될 거예요.

세상은 당신이 걱정하는 것만큼 당신에게 지대한 관심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요.

그리고 당신의 서툴지만 솔직한 진짜 모습을 좋아해 줄 진짜 인연은, 당신이 그 무거운 가면을 벗었을 때 비로소 나타난다는 소중한 사실을요.

착한 것과 좋은 것은 달라요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깊은 착각 속에 살아왔어요.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이 곧 ‘좋은 사람’이 되는 유일한 길이라고 굳게 믿어왔죠.

우리가 생각하는 ‘착하다’는 건 보통 어떤 모습인가요? 아마도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고, 어떤 부탁이든 거절하지 않고, 항상 부드러운 미소로 상대방에게 맞춰주는 모습을 떠올릴 거예요.

하지만 그 다정함의 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그 ‘착함’은 종종 자기 자신의 정당한 욕구나 솔직한 감정을 억압하고 희생하는 것을 대가로 얻어집니다.

내 마음은 불편하고 힘들어서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은 척하는 것.

내 의견은 분명히 다르지만, 혹시 모를 갈등을 피하기 위해 그저 입을 굳게 다무는 것.

이것이 과연 건강하고 성숙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반면에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진짜 ‘좋은 사람’은 무조건 다른 사람에게 맞추고 순응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오히려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자신의 뚜렷한 가치관을 지키며, 다른 사람과 대등하고 건강한 관계를 맺는 사람이죠.

그들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존중할 줄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 또한 진심으로 존중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죠.

그들은 필요할 때,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것이 단기적으로는 불편함을 야기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나 자신을 지키는 일인 동시에 상대방과의 관계를 더 투명하고 건강하게 만든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에요.

무조건적인 착함은 때로 관계를 심각하게 망가뜨리기도 합니다.

당신이 모든 것을 묵묵히 받아주면, 어떤 상대방은 그것을 당신의 배려가 아닌 당연한 권리로 여기기 시작할 수 있어요.

당신의 희생 위에서 자신의 편안함을 느끼고, 당신이 설정한 보이지 않는 경계를 존중하지 않게 될 수도 있죠. 결국 당신의 마음속에는 서운함과 억울함, 분노가 차곡차곡 쌓여가고, 그 관계는 언젠가 작은 불씨 하나에 위태롭게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당신이 용기를 내어 솔직하게 자신의 한계를 이야기하고, 건강한 경계를 설정하기 시작하면, 관계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당신의 변화를 불편해하며 “너 변했다”고 비난하며 떠나갈지도 몰라요. 하지만 명심하세요. 그들은 어차피 당신의 희생과 헌신을 필요로 했던 사람들일 뿐이에요.

진정으로 당신을 아끼고 존중하는 사람들은, 당신의 솔직한 모습을 존중하고 오히려 응원해 줄 거예요.

당신이 자기 자신을 소중히 아끼기 시작할 때, 비로소 진짜 ‘좋은 관계’가 시작되는 거예요.

이제 그 낡고 무거운 ‘착한 사람’이라는 옷을 벗어 던지고,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연습을 시작해 봐요.

그것이 결국 모두에게 ‘진짜 좋은 사람’이 되는 가장 현명하고 빠른 길일지도 몰라요.

내 마음은 텅 빈 껍데기만 남았네요

당신은 늘 다른 사람의 감정을 살피느라 정신없이 분주했죠. 저 사람은 지금 기분이 어떤지, 내가 혹시 말실수를 한 건 아닌지, 어떻게 해야 이 어색한 분위기를 좋게 만들 수 있을지.

당신의 감정 레이더는 항상 바깥을 향해 360도로 팽팽하게 세워져 있었어요.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죠.

어느 순간부터는 다른 사람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주는 일에도 익숙해졌어요.

친구의 끝없는 하소연을 몇 시간이고 들어주고, 직장 동료의 불평과 뒷담화를 묵묵히 받아주고. 그들의 마음이 한결 후련해지고 가벼워질 때쯤, 당신의 마음은 그들이 버리고 간 무거운 감정의 찌꺼기들로 인해 질식할 듯이 가라앉아요.

가장 큰 문제는, 그토록 남의 마음을 살피는 동안 정작 당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시간과 에너지는 단 한순간도 없었다는 거예요.

‘나는 지금 기분이 어떤지?’, ‘나는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 ‘나는 지금 힘들지는 않은지?’

이런 기본적인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본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죠.

당신의 마음은 마치 아무도 찾지 않는 집의 먼지 쌓인 창고처럼,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어요.

오랜 시간 돌보지 않은 마음은 서서히 빛을 잃고, 모든 감정의 색깔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기쁨도, 슬픔도, 분노도, 그저 희미하고 멍하게 느껴질 뿐이에요.

마치 두꺼운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세상을 보는 것처럼, 그저 멍하니, 아무것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무감각한 상태가 계속되죠.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거울을 보면, 그 안에 완전히 낯선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입은 웃고는 있지만 눈은 텅 비어 공허하고, 분명 숨 쉬고 살아는 있지만 그 어떤 생기도 느껴지지 않는 사람.

그때 당신은 섬광처럼 깨닫게 되죠. ‘아, 내 마음이 완전히 텅 비어버렸구나.’

다른 사람들의 잔을 채워주는 데에만 급급하느라, 정작 내 잔은 바닥까지 바싹 말라붙어 버린 거예요.

이것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극심한 에너지 고갈, 즉 번아웃 상태예요. 아무리 잠을 자도 피곤함이 가시지 않고, 예전에는 즐거웠던 일들을 해도 아무런 흥미가 느껴지지 않아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점점 더 버거워지고, 그저 혼자 있고 싶은 마음만 커져가죠.

이건 결코 당신이 나약하거나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에요. 누구라도 자기 자신을 돌보지 않고 에너지를 쏟아붓기만 하면, 결국 이렇게 될 수밖에 없어요.

자동차에 기름을 제때 넣지 않고 계속해서 달릴 수 없는 것과 똑같은 이치입니다.

당신의 마음에도 세심한 주유와 정비가 필요해요. 이제는 늘 바깥으로만 향해 있던 그 예민한 시선을, 당신의 내면으로 돌릴 시간이에요.

먼지 쌓인 마음의 창고 문을 활짝 열고, 그동안 쌓아두었던 묵은 감정들을 햇볕에 말리고 환기시켜야 해요.

괜찮아요. 지금부터라도 전혀 늦지 않았어요. 텅 비어버린 마음에 아주 작은 온기부터 차근차근 채워 넣는 연습, 지금 저와 함께 시작해 봐요.

내 목소리를 처음 듣는 순간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왔습니다. 부모님의 기대, 선생님의 가르침, 친구들의 조언, 그리고 사회가 암묵적으로 정해놓은 성공의 기준까지.

그 수많은 외부의 목소리들이 ‘정답’이라고 굳게 믿으며, 내 안에서 들려오는 아주 작은 속삭임은 애써 무시하거나 억눌러 왔죠.

‘지금 선택한 이 길은, 내가 정말 원하는 게 아닌 것 같은데…’

‘지금 이 사람은, 사실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데…’

‘남들은 다 저게 좋다고 하지만, 나는 사실 이게 더 좋은데…’

마음속에서 조용히, 하지만 분명하게 울리는 이 소리를, 우리는 ‘철없는 생각’이나 ‘사회 부적응적인 마음’, 혹은 ‘이기적인 욕심’으로 서둘러 치부해 버렸어요.

하지만 그 작고 여린 목소리야말로, 다른 누구도 아닌 진짜 당신의 목소리예요. 세상의 소음 속에 파묻혀 희미해졌을 뿐, 단 한 번도 사라진 적 없는 당신 영혼의 목소리죠.

이제 그 소중한 목소리를 다시 듣는 연습을 시작해 볼까요? 아주 거창하고 어려운 것부터 시작할 필요는 전혀 없어요. 아주 간단한 것부터 시작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오늘 점심 메뉴를 고를 때, 늘 그랬듯이 다른 사람에게 “저는 아무거나 괜찮아요”라고 말하는 대신, 잠시 10초만 멈춰서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물어보세요.

‘나는 지금 이 순간, 정말로 뭐가 먹고 싶지?’

얼큰하고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은지, 아니면 상큼하고 매콤한 음식이 당기는지. 아주 사소한 선택이지만, 이것이 내 마음의 목소리를 듣는 위대한 첫걸음이에요.

주말에 친구들과의 약속을 잡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한 주 동안 너무 지쳐서 아무것도 하기 싫고 푹 쉬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억지로 그 피곤함을 감추고 약속을 잡지 마세요.

‘미안, 이번 주말은 내가 너무 피곤해서 그냥 집에서 푹 쉬고 싶어.’ 이 솔직한 마음의 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거예요.

처음에는 이런 행동이 굉장히 어색하고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나의 작은 욕구를 챙기는 것이 왠지 모를 죄책감과 불안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죠.

하지만 이 작은 연습을 꾸준히 반복하다 보면, 당신은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게 될 거예요.

점점 더 내 마음의 소리가 안개 속에서처럼 희미하게 들리는 것이 아니라, 또렷하고 선명하게 들리기 시작해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언제 진심으로 행복하고, 언제 불편함을 느끼는지. 나의 진짜 가치관과 삶의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마치 짙은 안개가 걷히고 눈앞의 풍경이 뚜렷하게 보이듯이, ‘나’라는 사람이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해지기 시작하는 거죠.

이것은 잃어버렸던 나를 찾아가는 가장 중요하고 위대한 여정의 시작입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 자신과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가는 소중한 과정이죠.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당신의 목소리에, 이제 온전한 마음으로 귀를 기울여 주세요.

아주 작은 ‘아니요’를 연습하는 시간

‘아니요’라는 그 세 글자가, 당신에게는 마치 천근만근짜리 바위처럼 무겁게 느껴지죠.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는 순간, 상대방과의 좋은 관계가 모조리 끝장날 것만 같은 깊은 두려움이 밀려와요.

하지만 우리가 지금부터 하려는 건, 갑자기 모든 것에 “아니요! 싫어요!”라고 외치는 반항이 아니에요.

아주 안전하고, 실패해도 아무런 타격이 없는 사소한 것부터 ‘아니요’를 연습해 보는 거예요. 마치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 보조 바퀴를 달고 넘어지지 않는 연습부터 시작하는 것처럼요.

예를 들어, 카페에서 점원이 습관적으로 “시럽 넣어드릴까요?”라고 물었을 때, 평소처럼 무의식적으로 “네, 넣어주세요”라고 대답하는 대신, 내가 지금 단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아주 작고 부드럽게 말해보는 거예요.

“아니요, 괜찮아요. 그냥 주세요.”

식당에서 이모님이 반찬을 더 주려고 할 때, 이미 배가 부르다면 이렇게 말해보세요.

“아니요, 이모님. 지금도 충분해요. 정말 감사합니다.”

어때요? 당신이 걱정했던 것처럼 하늘이 무너지거나 땅이 꺼지지 않죠? 점원은 아무렇지 않게 당신의 의사를 존중해주고, 식당 이모님도 전혀 기분 나빠하지 않아요.

이런 아주 작은 성공의 경험들이 정말 중요해요. ‘아! 내가 내 의사를 표현해도 괜찮구나. 아무런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는구나.’ 하는 안전한 믿음이 당신의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하거든요.

이 낮은 단계의 연습이 조금 익숙해졌다면, 이제 난이도를 살짝 높여볼까요?

그다지 친하지 않은 사람이 당신이 전혀 궁금하지도 않은 사적인 질문을 할 때, 예전처럼 곤란해하며 억지로 대답해주지 마세요.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이렇게 말해보는 거예요.

“아, 그건 좀 개인적인 이야기라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죄송합니다.”

여기서 핵심 포인트는 공격적이거나 차갑게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당신을 공격하려는 게 아니라, 그저 나의 경계를 지키는 것뿐이에요’라는 느낌을 부드럽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해요.

물론 처음에는 심장이 벌렁거리고, 얼굴이 빨개지고, 목소리가 떨리며 말을 더듬을 수도 있어요. 괜찮아요. 누구나 처음은 서툴고 어색해요.

중요한 것은, 그 어색하고 불편한 감정을 견뎌내고, 결국 나의 의사를 표현해냈다는 그 사실 자체예요. 그 시도만으로도 당신은 100점짜리예요.

한 번의 성공이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세 번이 되다 보면, 어느새 당신은 정말 꼭 필요한 순간에,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에게도,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갖게 될 거예요.

이 작고 사소한 연습이, 앞으로 당신의 삶 전체를 지키는 가장 크고 강력한 무기가 되어줄 거예요.

보이지 않는 울타리를 세우는 법

당신의 마음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공장소나 공원이 아니에요. 아무나 함부로 들어와 흙 묻은 발자국을 남기고, 쓰레기를 버리고 갈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란 말이죠.

당신의 마음은 당신만이 온전히 가꿀 수 있는, 이 세상에서 가장 비밀스럽고 소중한 정원입니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정원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튼튼한 울타리가 반드시 필요해요.

이 울타리를 심리학에서는 ‘경계(Boundary)’라고 부릅니다. 이것은 나와 타인을 건강하게 구분 짓는 심리적인 선이죠.

경계가 희미하거나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감정과 나의 감정을 쉽게 혼동합니다. 상대방이 슬프면 내가 더 슬퍼서 견디지 못하고, 상대방이 화를 내면 그것이 전부 내 잘못인 것만 같죠.

다른 사람의 문제를 마치 자신의 문제인 것처럼 끌어안고 끙끙 앓고, 그것을 해결해주지 못하면 극심한 죄책감을 느껴요.

이제 당신의 소중한 정원 둘레에 예쁘고 단단한 울타리를 함께 세워볼까요?

울타리를 세우는 첫 번째 방법은, ‘나의 책임’과 ‘너의 책임’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거예요.

힘들어하는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고 진심으로 위로해 주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 친구의 인생을 당신이 대신 살아주거나, 그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할 책임은 당신에게 전혀 없어요.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그의 곁에서 따뜻한 차 한잔을 건네며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까지. 그 이후의 감정을 추스르고,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은 온전히 그 친구의 몫이에요.

두 번째 방법은, 당신의 시간을 신성한 것으로 여기고 존중하는 거예요. 퇴근 후의 저녁이나 주말은 온전히 당신의 재충전을 위한 시간입니다.

그런데 그 시간에 갑자기 연락해서 급하지도 않은 일을 부탁하거나, 당신의 계획을 전혀 존중하지 않고 만나자고 조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당신의 울타리를 함부로 넘으려는 무례한 시도예요.

“미안하지만, 오늘은 다른 계획이 있어서 어려울 것 같아. 다음에 보자.”

“지금은 업무 시간 외라서 그건 확인이 어려워. 내일 출근해서 다시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말하며, 당신의 시간이라는 울타리를 단단히 지켜야 해요.

세 번째 방법은, 당신의 감정을 최우선으로 지키는 거예요. 당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무례한 농담, 선을 넘는 질문, 일방적인 비난에 대해 더 이상 어색한 미소로 받아주지 마세요.

“그렇게 말씀하시니 제 기분이 좋지 않네요.”

“그런 질문에는 대답하고 싶지 않습니다.” 라고 당신의 감정을 분명하게 표현해야 해요.

울타리를 세우기 시작하면, 어떤 사람들은 당신의 변화에 거세게 반발할지도 몰라요.

“너 진짜 변했다”, “왜 그렇게 이기적으로 구냐”라며 당신을 비난하거나 죄책감을 심어주려고 할 수도 있죠.

하지만 기억하세요. 건강한 울타리가 있는 사람의 정원을 존중해주는 사람만이, 당신의 아름다운 정원에 머물 자격이 있는 진짜 손님이에요.

이제 당신의 아름다운 정원을 아무에게나 짓밟히도록 더 이상 내버려 두지 마세요.

미안한 마음이 찾아올 때

용기를 내어 거절을 하고 나면, 혹은 나의 경계를 분명히 지키고 나면, 어김없이 스멀스멀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죠. 바로 ‘미안함’과 ‘죄책감’이라는 이름의 감정이에요.

‘내가 너무 매정하고 차갑게 굴었나?’

‘그 사람, 나 때문에 상처받았으면 어떡하지?’

‘그냥 예전처럼 눈 딱 감고 한번 들어줄 걸 그랬나? 괜한 짓을 했나?’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밤새 당신을 괴롭힐 거예요. 마치 큰 죄라도 지은 것처럼 마음이 불편하고 불안해지죠.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이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현상이라는 거예요. 수십 년 동안 ‘착한 사람’의 패턴으로 살아온 당신의 뇌와 마음이, 갑작스러운 변화에 깜짝 놀라서 보내는 일종의 경고 신호 같은 거니까요.

‘어? 주인님, 지금 평소와 다른 위험한 행동을 하고 있어요! 어서 예전처럼 안전한 길로 돌아가세요!’라고 당신의 오래된 습관이 비상벨을 울리는 거죠.

이럴 때는 그 불편한 감정에 휩쓸려 허둥지둥 다시 예전의 행동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불안하다고 해서 거절했던 것을 번복해 버리면,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역시 나는 안 돼’라는 좌절감만 남게 돼요.

미안한 마음이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올 때,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눈을 감은 채 심호흡을 깊게 해보세요.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다정하게 말해주는 거예요.

“괜찮아, 지금 느끼는 이 불편함과 죄책감은 지극히 당연한 거야.”

“나는 누구를 해치려고 한 게 아니야.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이야.”

“이 감정은 진짜가 아니야. 곧 지나갈 거야.”

그리고 조금 진정된 후에,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한번 차분하게 생각해 보세요. 당신이 거절한 그것이, 정말로 그렇게까지 미안해하고 죄책감을 느껴야 할 일이었나요?

당신은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모독하거나 신체적인 해를 끼친 것이 아니에요. 단지 당신의 한정된 시간, 에너지, 감정을 지키기 위해, 당신의 현재 상황과 의사를 정중하게 표현했을 뿐이에요.

이것은 이 세상 모든 인간이 가진 당연하고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당신이 당신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단 1%도 없어요.

당신의 거절로 인해 상대방이 느끼는 실망스러운 감정은, 당신의 책임이 아니에요. 그것은 그 부탁이 거절당했을 때 그 사람이 온전히 감당해야 할 자연스러운 감정의 일부일 뿐이죠.

우리는 다른 사람의 모든 감정까지 책임질 수 없으며, 책임져서도 안됩니다. 그것은 신의 영역이지, 나약한 인간의 영역이 아니니까요.

미안한 마음이 들 때마다 이 사실을 꼭 기억하세요.

당신은 지금,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고 정직하기로 선택한 거예요.

그 어떤 선택보다 용감하고, 위대하며, 성숙한 선택을 한 자기 자신을 충분히 칭찬해주고 마음껏 격려해주세요.

진짜 내 편은 누구일까요

당신이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챙기기 시작하면, 당신의 인간관계에는 반드시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해요.

마치 썰물 때가 되어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그동안 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던 갯벌의 진짜 모습이 드러나는 것처럼요.

어떤 사람들은 당신의 건강한 변화를 불편해하며 서서히 당신 곁을 떠나갈 거예요. 그들은 당신의 무조건적인 희생과 끝없는 친절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던 사람들이죠.

그들은 당신이 더 이상 자신의 편리한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주지 않고, 자신이 원할 때 언제든 당신의 시간을 내어주지 않는 것에 대해 깊은 서운함을 표현하거나, 심지어 당신을 이기적이라고 비난할지도 몰라요.

처음에는 마음이 무척 아프고 슬플 거예요. 내가 그동안 얼마나 잘해주었던 사람인데,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 있을까 하는 깊은 배신감도 들겠죠.

하지만 조금만 시간을 갖고 그 상황을 담담하게 지켜보세요. 그들이 떠나간 자리는 당신이 걱정했던 슬픔이나 공허함이 아니라, 오히려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평온함과 자유로움으로 채워질 거예요.

당신을 끊임없이 지치게 하고, 소중한 에너지를 빼앗아 가던 소모적인 관계가 자연스럽게 정리되면서, 당신은 비로소 숨 쉴 수 있는 정신적 공간을 찾게 될 테니까요.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빈자리에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진짜 당신의 편’들이죠.

그들은 당신의 억지웃음이나 ‘착한 모습’이 아니라, 당신의 서툴지만 ‘솔직한 모습’ 그 자체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에요.

당신이 자신의 한계를 이야기하며 거절할 때, 그것을 존중해주고 오히려 “거절 잘했어, 너 자신을 챙기는 게 먼저지”라고 응원해주는 그런 사람들이죠.

당신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휴대폰을 보지 않고 진심으로 눈을 맞추며 귀 기울여주고 깊이 공감해주는 사람들입니다. 당신이 잘 나갈 때뿐만 아니라, 가장 힘들고 지쳐있을 때도 아무 말 없이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

이런 건강하고 상호적인 관계 속에서, 당신은 비로소 진정한 안정감과 소속감을 느끼게 될 거예요.

더 이상 다른 사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필사적으로 애쓰지 않아도 되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도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다는 깊은 믿음을 갖게 되죠.

인간관계는 그 숫자가 아니라 깊이가 중요합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열 명의 피상적인 지인보다, 나에게 진정한 힘이 되어주는 단 한 명의 친구가 훨씬 더 소중해요.

그러니 떠나가는 사람의 뒷모습에 너무 미련을 갖지 마세요. 그들은 당신의 인생에서 그저 스쳐 지나갈 인연이었을 뿐, 당신의 잘못이 아니에요.

당신 곁에 남아, 당신의 진짜 모습을 사랑해 주는 그 소중한 사람들에게 당신의 귀한 마음과 시간을 아낌없이 사용하세요.

나를 챙기는 이기적인 즐거움

우리는 ‘이기적’이라는 말을 너무나 오랫동안 부정적인 단어로만 생각해 왔어요.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파렴치한 행동이라고만 여겼죠.

하지만 세상에는 ‘건강한 이기주의’라는 것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것은 나 자신을 지키고, 궁극적으로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삶의 기술이에요.

나를 다른 누구보다 먼저 챙기는 것은 결코 이기적인 죄가 아니에요. 오히려 나 자신에 대한 가장 신성한 의무입니다.

비행기에서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승무원들은 아이에게 먼저 산소마스크를 씌워주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가 먼저 착용한 후에 아이를 도우라고 교육합니다.

내가 먼저 숨을 쉬고 정신을 차려야, 내 옆의 소중한 사람도 도울 수 있기 때문이에요. 내 마음의 잔이 건강함과 행복으로 가득 차 있어야, 그 좋은 에너지를 다른 사람에게도 흘려보내며 나눠줄 수 있습니다.

이제 당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시간’을 의식적으로 가져보세요. 아주 거창하고 특별한 것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하루에 단 10분, 아니 5분이라도 좋아요. 온전히 당신만을 위해 쓰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만들어보는 거예요.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눈을 감거나, 따뜻한 차를 마시거나, 아무 생각 없이 창밖의 구름을 바라보는 시간.

그 짧은 시간 동안에는 다른 사람에 대한 걱정, 내일 해야 할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를 모두 잠시 내려놓고, 오직 ‘지금, 여기의 나’에게만 집중하는 거예요.

주말에는 다른 사람과의 약속 대신, ‘나와의 데이트’를 계획해 보세요.

혼자 조조영화를 보러 가거나, 평소 가고 싶었던 예쁜 카페에 가서 느긋하게 책을 읽거나, 햇살 좋은 공원을 어슬렁거리며 산책하는 거죠.

처음에는 혼자 있는 시간이 어색하고 뭘 해야 할지 몰라 불안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을 온전히 즐기는 법을 배우게 되면, 당신의 내면은 놀라울 정도로 단단하고 풍요로워질 거예요.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의존해서 나의 행복과 안정감을 찾으려 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신의 행복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생기기 때문이죠.

나를 위해 돈을 쓰는 것도 중요한 연습입니다. 늘 다른 사람의 선물만 챙겼다면, 이제는 당신 자신에게 가장 근사하고 좋은 선물을 해보세요.

예전부터 갖고 싶었지만 망설였던 물건을 사거나, 나를 위해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멋진 식사를 대접하는 거예요. 이것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나는 이만큼 소중하고, 좋은 것을 누릴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야’라고 스스로에게 알려주는 아주 중요한 의식이죠.

나를 먼저 챙기는 것은,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배척하라는 뜻이 결코 아니에요. 세상의 중심을 다른 사람에게서 ‘나’에게로 다시 가져오는, 아주 중요하고 건강한 관점의 전환입니다.

당신이 진심으로 행복해야, 당신의 세상도 비로소 행복해진다는 가장 중요한 진실을 잊지 마세요.

이제 마음껏, 당신을 위한 건강하고 이기적인 즐거움을 누리세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느라 꾹꾹 눌러왔던 당신의 마음. 사실 그 안에는 하고 싶은 것도, 원하는 것도 참 많았을 거예요. 거절 한 번 제대로 못 해서 혼자 속으로 끙끙 앓았던 수많은 밤들. 애써 괜찮은 척 웃어 보였지만 마음 한구석이 시리고 아팠던 순간들. 그 모든 고독한 시간 속에서 당신은 혼자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요.

하지만 괜찮아요. 이제 당신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에요. 당신의 지친 마음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당신의 편이 되어주는 또 다른 당신이 바로 당신 곁에 있으니까요. 나를 먼저 챙기는 이 연습은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마법 같은 것이 아닙니다. 수없이 넘어지고,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자신을 보며 실망하고 좌절할 수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절대로 스스로를 다그치거나 비난하지 마세요. 그저 오늘, 아주 작은 거절 하나를 성공했다면, 단 5분이라도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가졌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해요. 당신은 이미 가장 위대하고 용감한 첫걸음을 내디딘 거예요.

당신의 마음은 누구에게나 쉽게 밟히도록 놓인 황량한 들판이 아니에요. 오직 당신만이 가꿀 수 있는 비밀스럽고 신성한 정원이죠. 이제 그 정원에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꽃들을 심고, 따스한 햇살과 맑은 물을 듬뿍 들여주세요. 때로는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외부의 소음으로부터 벗어나 오롯이 당신만의 평화를 누리는 법도 배워가세요. 당신의 정원이 아름답고 풍요로워질 때, 그 향기를 맡고 좋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찾아올 거예요. 당신의 소중함을 진심으로 아는, 당신의 울타리를 기꺼이 존중해 주는 그런 사람들 말이에요. 당신은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이 세상 단 하나뿐인 가장 소중한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