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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도 괜찮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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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우 · · 5분 소요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도 괜찮은 이유

“나 여기 있어요, 나 좀 봐주세요”

어린 시절, 우리는 부모님의 칭찬을 먹고 자랐습니다. “우리 강아지 잘하네!”, “세상에, 그림을 정말 잘 그렸구나!” 그 반짝이는 눈빛과 박수 소리가 내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 같았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 세상은 냉정할 만큼 조용합니다. 밤새워 만든 보고서는 당연한 일이 되고, 가족을 위해 차린 따뜻한 밥상은 묵묵부답 속에 사라집니다. 열심히 살고 있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아무도 나를 지켜보지 않는 것 같은 텅 빈 무대에 홀로 서 있는 기분.

“나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누군가 등이라도 두드려 줬으면 좋겠는데, 돌아오는 건 차가운 침묵뿐일 때 우리는 깊은 외로움과 허무함을 느낍니다.


1. 인정 욕구는 생존 본능입니다 (부끄러워 마세요)

먼저 꼭 해드리고 싶은 말은,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속물적인 게 아니다”라는 겁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무리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도태되어 죽을 수도 있다는 원시적인 공포가 우리 유전자에 새겨져 있습니다.

그러니 “나는 왜 이렇게 남의 시선을 의식할까” 하며 자책하지 마세요. 배가 고프면 밥을 찾듯, 마음이 고프면 관심을 찾는 것뿐입니다. 당신의 마음은 지극히 건강하고 정상입니다.

문제는 ‘타인의 인정’이 내 행복의 유일한 연료가 될 때 발생합니다. 남이 칭찬해 주면 천국을 날고, 비난하거나 무관심하면 지옥으로 떨어지는 ‘감정의 롤러코스터’. 이제는 그 조종간을 남에게서 뺏어와야 할 때입니다.


2. ‘평가의 주권’ 되찾기 (내부 통제 소재)

심리학에는 ‘통제 소재(Locus of Control)‘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행복과 성취의 원인을 어디서 찾느냐는 것이죠.

  • 외부 통제형: “상사가 칭찬해 줘야 나는 가치 있어.”,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러줘야 나는 행복해.” (주권이 남에게 있음)
  • 내부 통제형: “내가 최선을 다했으니 난 만족해.”, “어제보다 성장했으니 그걸로 됐어.” (주권이 나에게 있음)

세상의 인정은 변덕스러운 날씨와 같습니다. 맑았다가도 비가 오고, 태풍이 칩니다. 날씨에 내 기분을 맡기면 매일이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내 집 안(내면)의 온도는 내가 조절할 수 있습니다. “세상이 몰라줘도, 나는 안다.” 이 강력한 자기 확신이 있는 사람은 타인의 박수 소리에 목매달지 않습니다.


3. 아무도 보지 않는 시간의 힘 (잠복기)

대나무 중에는 씨를 뿌리고 4~5년 동안 아무런 싹도 틔우지 않는 종류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죽은 거 아니야?”라고 수군대도 땅속에서는 미동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대나무는 땅속 깊고 넓게 뿌리를 뻗고 있습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하루에 수십 센티미터씩 무섭게 자라나 울창한 숲을 이룹니다.

지금 아무도 당신을 알아주지 않는다면, 지금이 바로 당신의 ‘뿌리 내리는 시간(잠복기)‘입니다. 보여주기 위한 껍데기가 아니라, 진짜 실력과 내공을 다지는 가장 귀한 시간인 것이죠. 유명해지고 바빠지면 내면을 돌볼 시간은 없어집니다. 신이 당신에게 준 “방해받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해 보세요.


4. 셀프 인정(Self-Validation) 의식

남의 칭찬을 기다리다 지쳤다면, 이제 내가 나에게 칭찬을 선물할 차례입니다. 매일 밤 자기 전, ‘셀프 칭찬 일기’를 써보세요. 거창할 필요 없습니다.

  • “오늘 지각 안 하고 출근한 성실함, 칭찬해.”
  • “화가 났지만 소리지르지 않고 참은 인내심, 대단해.”
  • “피곤한데도 씻고 누운 나, 아주 기특해.”

처음엔 쑥스럽지만, 계속하다 보면 뇌는 타인의 칭찬과 내 칭찬을 구분하지 않고 똑같은 기쁨(도파민)을 느낍니다. 내가 나의 가장 든든한 팬이 되어주세요. 내가 나를 인정해 주면, 세상의 인정은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디저트’가 됩니다.

당신은 보여지기 위해 태어난 ‘전시품’이 아닙니다.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입니다. 관객이 없어도 연극은 계속됩니다. 그리고 그 텅 빈 객석 앞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하는 당신의 모습이,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기죽지 마세요. 당신은 이미 충분히 빛나고 있습니다. 단지 세상이 아직 눈이 부셔서 당신을 똑바로 못 보고 있을 뿐이니까요.


💑 관계 심리학의 지혜

“세계적인 부부 관계 전문가 존 가트맨(John Gottman) 박사의 40년 연구에 따르면, 관계의 안정성을 결정짓는 ‘매직 비율’은 5:1입니다. 긍정적 상호작용이 부정적 상호작용보다 5배 많아야 관계가 유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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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우

건강한 거리두기를 연구하는 관계 전문가. 복잡하게 얽힌 인간관계를 심플하고 현명하게 푸는 법을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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