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를 누르지만 마음은 “싫어요”
손가락은 습관적으로 하트(Like)를 누르지만, 마음속엔 씁쓸한 먼지가입니다. 친구의 승진 소식, 지인의 명품 구매 인증샷, 완벽해 보이는 누군가의 휴가 사진. 화면 속 그들은 저만치 앞서 달려가는 것 같은데, 나만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초라해지는 기분.
밤이 되면 이런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나를 괴롭힙니다. “쟤는 벌써 저만큼 갔는데, 난 도대체 뭐 하고 있는 거지?” “이번 생은 망한 걸까?”
누군가를 부러워하다 못해 미워지는 내 자신이 싫고, 그런 못난 마음을 들킬까 봐 겉으로는 “우와, 정말 축하해!”라며 가면을 씁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당신이 나빠서가 아닙니다. 열등감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의 DNA이기 때문입니다.
1. 아들러 심리학: “열등감은 축복이다”
‘미움받을 용기’로 유명한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열등감 그 자체는 죄가 없다.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가 문제일 뿐이다.”
아들러에 따르면, 인간은 누구나 무력한 아기로 태어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더 나은 상태(우월성)‘를 추구합니다. 즉, 당신이 지금 느끼는 열등감은 “나 지금보다 더 잘 살고 싶어!”, “더 성장하고 싶어!”라는 당신 내면의 뜨거운 외침입니다. 아무런 욕심도, 성장 의지도 없는 사람은 남을 부러워하지도 않습니다. 당신이 괴로운 이유는, 당신 안에 아직 피어나지 못한 거대한 잠재력이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열등감이 아니라, 그것을 ‘자격지심(Inferiority Complex)‘으로 변질시키는 태도입니다. “난 안 돼”라고 주저앉는 대신, 이 에너지를 연료로 태워야 합니다.
2. 비교의 함정: ‘하이라이트’ vs ‘비하인드’
우리가 SNS를 보며 우울해지는 결정적인 이유는 불공정한 비교를 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지금 타인의 ‘하이라이트 씬’과 나의 ‘비하인드 씬’을 비교하고 있습니다.
- 그 사람의 인스타그램: 최고의 조명, 수십 장 중 고르고 고른 베스트 컷, 행복한 순간의 찰나. (편집된 영화)
- 나의 현실: 자다가 부스스 깬 얼굴, 밀린 설거지, 걱정으로 지 새운 밤. (편집 없는 다큐멘터리)
영화 예고편만 보고 내 인생 다큐멘터리가 재미없다고 비하하지 마세요. 그 화려한 사진 뒤에 숨겨진 그 사람의 고민과 눈물은 아무도 모릅니다. 세상에 완벽한 인생은 없습니다. 단지 완벽해 보이게 편집하는 기술이 다를 뿐입니다.
3. 열등감을 ‘건강한 연료’로 바꾸는 3단계 기술
그렇다면 이 끈적한 열등감을 어떻게 상쾌한 성장의 동력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① 감정에 이름표 붙이기 (Labeling)
부러운 감정이 들 때, 그것을 회피하거나 억누르지 말고 정확하게 인정해 주세요. “아, 나 지금 저 친구의 연봉이 부럽구나.” “저 사람의 자유로움이 샘나는구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순간(타당화), 그 감정은 나를 집어삼키는 괴물이 아니라 내가 다룰 수 있는 대상이 됩니다. “그래, 나도 저런 거 원했었지.” 하며 내 욕망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으세요.
② ‘그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벤치마킹하기
사람 자체를 질투하면 내가 비참해지지만, 그 사람이 가진 ‘장점’을 벤치마킹하면 내가 성장합니다.
- (X) “쟤는 운이 좋아서 저렇게 된 거야. 재수 없어.” (비난)
- (O) “저 친구가 영어를 정말 잘하네. 나도 하루 30분씩 영어 공부를 시작해 볼까?” (학습) 질투 대상을 ‘경쟁자’가 아닌 ‘참고서’로 바라보세요. 그 사람은 내 부족한 점을 콕 집어 알려주는 고마운 선생님입니다.
③ ‘어제의 나’와 경쟁하기
이건 뻔한 말 같지만, 뇌과학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뇌는 비교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합니다. 그런데 비교 대상을 ‘타인’으로 두면 변수가 너무 많아 통제가 불가능합니다. 반면 ‘과거의 나’는 완벽하게 비교 가능합니다. “작년의 나보다 지금 내가 더 나아진 점은 뭐지?” “지난달보다 운동을 3번 더 했네!” 비교의 기준점을 내부로 돌리는 순간, 열등감은 사라지고 ‘통제감’과 ‘성취감’이 차오릅니다.
4. 나만의 ‘작은 왕국’ 건설하기
세상의 잣대(돈, 외모, 학벌)로만 나를 평가하면 우리는 영원히 패배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엔 나보다 부자이고, 예쁘고, 똑똑한 사람이 반드시 존재하니까요.
그러니 나만의 룰이 적용되는 ‘작은 왕국’을 만드세요. “나는 세상에서 라면을 제일 맛있게 끓이는 사람이야.” “나는 우리 강아지를 제일 행복하게 해주는 주인이야.” “나는 하루 한 번 하늘 사진을 찍는 감성을 가졌어.”
남들이 뭐라 하든 내가 가치를 부여한 영역에서만큼은 내가 왕입니다. 이 고유한 자존감이 단단해지면, 타인의 화려한 성취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너는 너대로 멋지네, 나는 나대로 멋지고”라고 쿨하게 박수 쳐줄 수 있게 됩니다.
열등감은 당신이 못났다는 증거가 아닙니다. 당신이 아직 보여주지 못한 멋진 모습이 그 안에 숨어있다는 증거입니다. 오늘 밤은 부러움의 시선을 거두고, 거울 속의 나를 보며 말해주세요. “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우리, 우리만의 속도로 가자.”